이사하고 남은 쓰레기 때문에 일주일이 꼬였다

이사하고 남은 쓰레기 때문에 일주일이 꼬였다

이사 당일 마주한 산더미 같은 짐들의 정체

얼마 전에 강서구 쪽으로 이사를 했다. 사실 이사라는 게 짐을 싸는 것도 힘들지만, 막상 새로운 집에 짐을 다 풀어놓고 나면 감당 안 되는 게 바로 폐기물이다. 포장이사 업체가 대충 짐을 옮겨주긴 했지만, 10년 넘게 묵혀두었던 가구랑 오래된 가전제품들은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더라. 예전에 살던 집에서도 낡은 서랍장이랑 덩치가 큰 운동기구를 처리하는 게 골치였는데, 이번에도 역시나였다. 처음에는 직접 분해해서 버려볼까 싶어서 공구함까지 꺼내 들었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막상 나사를 몇 개 풀고 나니까 이게 재활용인지 일반 쓰레기인지 구분하는 것부터가 막히더라. 관리실에 물어봐도 ‘스티커 붙여서 내놓으세요’라는 말뿐이고, 그 스티커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 정확히 어떤 걸 붙여야 하는지는 설명이 없었다.

폐기물 처리 업체를 부를까 고민했던 순간들

인터넷으로 강서폐기물 업체를 검색해 보니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았다. 업체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당장 오늘이나 내일 당장 치워줄 수 있는 곳은 드물었다. 사실 포장이사 견적 낼 때 업체에서 폐기물도 처리해주냐고 물어봤을 때, 본인들은 가구 배치만 해주는 거지 수거는 따로 신고해야 한다고 딱 잘라 말하더라. 괜히 돈 아끼겠다고 혼자 낑낑대다가 허리만 나갈 것 같아서 업체에 전화를 몇 군데 돌려봤다. 보통 대형 폐기물 하나당 1만 원에서 3만 원 정도 부르던데, 이게 짐이 한두 개가 아니니까 금방 10만 원이 넘어가 버린다. 그 돈이면 차라리 필요한 가구를 하나 더 사는 게 낫지 않나 싶어서 또 망설여졌다. 수원이나 안산 쪽 지인들은 폐기물 처리 대행업체가 편하다고들 하는데, 막상 우리 동네에서 믿을 만한 업체를 찾으려니 광고 글만 잔뜩이고 진짜 누가 해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직접 스티커를 사러 다니며 느낀 번거로움

결국 집 근처 편의점을 세 군데나 돌았다. 대형 폐기물 배출 스티커를 파는 곳을 찾기 위해서였다. 첫 번째 편의점은 물건이 다 떨어졌다고 하고, 두 번째는 자기네는 취급 안 한다고 하더라. 세 번째 가서야 겨우 스티커를 몇 장 샀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다. 예전에는 이렇게 비쌌나 싶기도 하고.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내놓으려고 짐을 옮기는데, 이게 또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3인용 소파 하나 내리는 데만 해도 성인 남성 두 명이 붙어야 겨우 옮길 수준이었다. 새벽에 몰래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나는 괜히 나중에 딱지 붙거나 민원 들어올까 봐 낮 시간에 땀 뻘뻘 흘리며 옮겼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돈 좀 더 주고 사람 불러서 한 번에 치울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여전히 거실 한구석에 남은 의문들

다 치우고 나니 거실이 넓어지긴 했는데,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폐기물 처리 규정이 동네마다, 심지어는 같은 구 내에서도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강서구 안에서도 행정동마다 폐기물 배출 요일이나 방식이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고 들었다. 어떤 데는 문 앞 수거가 되고, 어떤 데는 지정된 장소에 가져다 놔야 한다고 하니 헷갈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에 뉴스에서 보니 환경미화원분들 사고가 잦다고 하던데, 괜히 무거운 짐을 너무 많이 내놓은 건 아닌가 싶어 마음이 조금 무거워지기도 했다. 적당히 나눠서 배출하는 게 맞는데, 당장 눈앞에 짐이 쌓여 있으니 나도 모르게 한꺼번에 내놓고 마음 편해지길 바랐던 것 같다. 이게 뭐라고 일주일 내내 이 폐기물 생각만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다음에 다시 이사하게 된다면

혹시 나중에 또 이사를 하게 된다면, 절대 이사를 다 끝낸 다음에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차라리 입주 청소하기 전이나, 이사 들어오기 며칠 전에 미리미리 업체 통해서 싹 비우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 돈 좀 아끼겠다고 직접 몸으로 때우는 건 20대 때나 가능한 일이지, 지금은 그냥 전문가 부르는 게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훨씬 효율적인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돈이 아깝지 않은 건 아니다. 업체 견적을 받아보면 또 ‘이걸 직접 하면 얼마를 아끼는 거지?’ 하는 생각에 고민하겠지만, 아마 몸이 더 먼저 반응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남은 잔해들을 다 치우고 나니, 이제야 겨우 좀 살 것 같다. 아직도 정리가 덜 된 박스들이 거실 한구석에 굴러다니는데, 이건 또 언제 다 치우나 싶다.

댓글 1
  • 정말 공감되네요. 저도 이전 때 업체에 물어봤는데, 수거까지 포함된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