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게 폐업 결정하고 철거부터 알아보는데 너무 막막했다
결국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 소상공인희망리턴패키지 지원을 받아보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는데, 지원금액이 생각보다 적어서 철거 비용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아는 형님이 소개해주신 영등포 쪽 철거업체에 연락을 드렸는데, 막상 현장 오셔서 견적 보시더니 처음 전화로 불렀던 금액보다 거의 1.5배를 더 부르시는 거다. 폐기물 처리 비용이 예전이랑 다르다나 뭐라나. 서울 시내에서 폐기물 처리하는 게 점점 까다로워지는 건 알고 있었지만, 5톤 트럭 기준으로 100만 원 중반대를 넘기니까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냥 짐만 좀 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불연성 폐기물 따로 분류 안 하면 나중에 과태료 낼 수도 있다고 겁을 주시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생각보다 마루 철거 기계가 비싸서 빌릴까 고민하다 포기
바닥이 문제였다. 데코타일이랑 마루가 섞여 있는데 이걸 직접 뜯어내려고 장비를 알아보기도 했다. 마루 철거 기계 대여료가 하루에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 하더라. 직접 하면 인건비는 아끼겠다 싶어서 마음을 먹었는데, 유튜브 영상 보니까 이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특히나 본드칠이 너무 빡빡하게 되어 있는 곳은 기계 돌리다가 손목 나간다는 말이 많아서 그냥 포기했다. 애매하게 장비 빌렸다가 시간은 시간대로 날리고, 결국 사람 불러서 이중으로 돈 쓸 것 같아서 그냥 처음 견적 받은 곳이랑 다시 쇼부를 쳐보기로 했다. 참, 굴러다니는 중고 방부목이라도 누가 가져가면 다행인데, 이것도 사실상 폐기물이라 돈 주고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 좀 서글펐다.
철거 현장에서 겪은 예상치 못한 소음 민원
철거 시작한 지 이틀째 되던 날, 오전 9시 30분쯤 되니까 바로 윗집이랑 옆 건물에서 난리가 났다. 공사 시작 시간이랑 소음 관리 때문에 항의가 들어온 것이다. 철거업체 팀장님은 그냥 밀어붙이면 된다고 하시는데, 막상 민원 들어오니까 기가 죽는 건 나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관리사무소에서 공사 시간 준수 안 하면 강제로 작업 중지시키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이게 참, 철거업체 입장에서는 빨리 치우고 나가야 돈이 되니까 무리하게 돌리려는 경향이 있고, 나는 건물주 눈치 보여서 대충 하라고 할 수도 없고 애매한 위치에 서게 된다. 크레인 작업까지는 아니었지만, 벽 부수는 소리가 이렇게 크게 울릴 줄은 몰랐다.
공사가 다 끝나고 나서도 찝찝함이 남는다
다 치우고 나니 가게가 텅 비었다. 텅 빈 공간을 보고 있으니 허탈한 기분만 들었다. 나중에 영수증 처리하려고 보니 폐기물 신고 필증이 제대로 안 나와서 한참 고생했다. 철거업체에서 나중에 준다더니 연락이 잘 안 돼서 세 번이나 독촉했다. 소상공인희망리턴패키지 신청하려면 이 서류가 필수인데, 진짜 속 터지는 줄 알았다. 서류 챙겨주는 것까지가 공사인데, 다들 돈만 받고 나면 그만이라는 태도인 것 같아 서운하기도 하고. 사실 조금 더 꼼꼼한 업체를 찾았어야 했나 싶기도 한데, 이미 지나간 일이라 다시 돌이킬 수도 없다.
여전히 해결 안 된 철거 폐기물 문제
아직도 창고 구석에 안 치운 잔여물이 조금 남았다. 철거업체에서 자기네 구역 아니라고 슬쩍 넘긴 것들인데, 이걸 또 내가 치우려니 너무 막막하다. 주변 인천 쪽 중고 냉장고 수거하는 곳에 전화해서 넘길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고물상 수준으로 가격을 쳐주겠다고 해서 그냥 뒀다. 차라리 다 때려부수고 새로 시작하는 게 나을 뻔했다는 생각도 든다. 다음번에 만약 또 이런 일을 겪는다면, 처음부터 계약서에 폐기물 처리 범위를 아주 촘촘하게 써놓지 않으면 무조건 손해라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다. 막상 다 끝나고 나니 홀가분하기보다는 그냥 묘한 찝찝함이 남는다. 내일은 잔금 처리나 마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털고 나와야겠다.
벽 부수는 소리가 이렇게 크게 울릴 줄은 몰랐네요. 덕분에 이어폰을 틀어놓고 있었는데, 잠시 멈춰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