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6인용 테이블을 밖으로 빼내는 게 이렇게까지 힘들 일인가

집에서 6인용 테이블을 밖으로 빼내는 게 이렇게까지 힘들 일인가

거대한 나무 덩어리와의 씨름

결혼할 때 큰맘 먹고 들였던 6인용 원목 테이블이 문제였다. 처음엔 가족들이 다 모여서 밥도 먹고 작업도 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냥 거실 한구석에서 잡동사니들을 쌓아두는 거대한 짐짝이 되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집에 놀러 와도 이상하게 다들 테이블엔 안 앉고 소파나 바닥에 앉으니, 이게 정말 애물단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이번에 이사를 앞두고 짐을 줄이려다 보니 이 테이블이 가장 먼저 눈에 밟혔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사서 붙이라는데, 이 무게를 혼자서 밖으로 끌고 나갈 엄두가 도저히 안 났다.

강동구 재활용센터 문의와 좌절

강동구 재활용센터에 전화를 해봤다. 혹시나 와서 가져갈 만한 물건인지, 아니면 그냥 돈 내고 버려야 하는 건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상담원분은 친절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꽤나 사무적이었다. 요즘은 상태가 아주 좋은 원목 아니면 수거가 어렵다는 말이었다. 우리 집 테이블은 다리 쪽에 아이가 낙서한 자국도 있고, 모서리도 좀 찍혀 있어서 사실상 판매용으로는 가치가 없었다. 결국 누군가 가져가길 바랐던 나의 헛된 기대는 무너졌다. 중고 거래 앱에 1만 원에 올릴까도 고민했지만, 집까지 가지러 오겠다는 사람과 약속 잡고 기다리는 스트레스가 더 클 것 같아 마음을 접었다.

결국 폐기물 스티커를 사러 편의점으로

관리사무소에 전화해 물어보니 6인용 테이블은 대형 폐기물 수수료가 12,000원이라고 했다.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는데, 또 한편으로는 이걸 내가 직접 밖으로 끌고 나가는 수고비를 생각하면 납득이 가기도 했다. 아파트 단지 내 편의점에서 스티커를 사서 붙이는데, 직원이 “이거 너무 커서 직접 내리셔야 해요?”라고 묻는다. 그 말 한마디에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맞다. 스티커는 그냥 영수증일 뿐이고, 실제로 밖으로 내보내는 건 오롯이 내 몫이다.

도구 없는 이동의 고통

결국 남편이랑 둘이서 테이블을 분해하기 시작했다. 육각 렌치로 다리를 하나씩 풀었는데, 이 나사들이 5년 동안 찌들어 있어서 그런지 잘 풀리지도 않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다리를 떼어내고 나니 이제야 조금 들 만한 무게가 되었다. 아파트 복도까지 이걸 들고 나가는 것도 일이었다. 엘리베이터에 겨우 실어서 1층 폐기물 보관소까지 가져다 놨는데, 그 짧은 거리를 옮기는 동안에도 테이블 상판 모서리에 내 정강이를 두 번이나 찧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 헛웃음이 나왔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들

테이블은 밖으로 빼냈지만, 이제 남은 의자 6개가 문제다. 테이블은 어떻게든 처리했는데, 의자들은 개당 스티커 가격이 따로 붙는다고 해서 일단 베란다에 쌓아두었다. 내일 다시 편의점에 가서 스티커 6장을 더 사야 한다. 사실 테이블 하나 버리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하루가 다 간 것 같은지 모르겠다. 가구는 살 때는 쉽게 들이는데 버릴 때는 왜 이렇게 온갖 정성을 다해야 하는 걸까. 의자들을 보며 한숨을 쉬는데, 아직 정리하지 못한 서랍장들이 거실에 덩그러니 남아있다. 이사 전까지 이걸 다 비울 수 있을지, 지금은 도저히 감이 오지 않는다.

댓글 3
  • 정강이 때리는 거 정말 아쉽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물건 들 때 항상 조심하는 편이에요.

  •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직접 옮기는 시간만 해도 엄청 귀찮더라고요.

  • 의자 스티커 가격 때문에 좀 당황스럽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 전에 살다 보니, 그냥 버리는 게 이렇게 번거로운지 새삼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