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한복판에 갑자기 유리 벽을 세우기로 했다

사무실 한복판에 갑자기 유리 벽을 세우기로 했다

유리 칸막이 견적만 받다가 지쳐버린 날들

사무실이 너무 개방형 구조라 회의 때마다 옆자리 사람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대충 가림막이라도 세울까 싶었는데, 막상 알아보니 파티션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단순히 천으로 된 흡음 파티션은 너무 답답해 보일 것 같고, 결국 유리 칸막이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는데 이게 시작이었다. 업체 서너 군데에 전화를 돌려 견적을 받았는데,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 어디는 무슨 프레임 재질을 따지면서 300만 원을 부르고, 어디는 그냥 깔끔하게 철제 프레임에 강화유리만 쓴다면서 180만 원을 말했다. 사실 듣고 있어도 전문 용어들이라 뭐가 더 좋은 건지 구분이 안 갔다. 그냥 빨리 덜 시끄럽기만 하면 되는데.

업체 선택 기준은 결국 친절함보다는 소통이었다

결국 집 근처 인테리어 업체에 연락해서 유리 파티션 시공을 맡겼다. 사실 아크릴 박스 주문 제작 같은 작은 소품만 해본 터라 이렇게 큰 유리 벽을 세우는 건 처음이라 좀 겁이 났다. 상담하러 온 사장님은 말투가 좀 투박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믿음이 갔다. 이것저것 물어봐도 ‘그건 그냥 스팬드럴 마감하면 돼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셨다. 그게 뭔지 지금도 정확히 모르지만, 현장에서는 그냥 알아서 착착 진행됐다. 아스텍스 천장 마감이랑 높이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며 땀을 뻘뻘 흘리시는데, 옆에서 멍하니 구경하다 보니 이게 진짜 우리 공간이 바뀌는 과정인가 싶기도 했다.

생각보다 좁아진 시야와 답답함의 묘한 공존

시공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오전 9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쯤 마무리되었으니 하루도 안 걸렸다. 막상 투명한 유리 벽이 생기니까 소음은 확실히 줄었는데, 공간이 물리적으로 단절되니까 심리적으로는 오히려 더 좁아진 느낌이다. 예전에는 옆 팀이랑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갔는데, 이제는 유리 너머로 손을 흔들어야 하니 그게 좀 어색하다. 투명 유리라 다 보이긴 하는데, 묘하게 벽이 하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 사이가 멀어진 기분이랄까. 어제는 유리 벽에 이마를 부딪힐 뻔했다. 너무 깨끗하게 닦아놔서 벽이 없는 줄 알았거든.

중문 파티션과 비교하며 남는 의문들

집에 있는 중문 파티션이랑 비교해보면 확실히 사무실용은 투박하다. 가정용은 예쁜 디자인이 많은데 여기는 무조건 기능 위주니까. 식당 파티션처럼 너무 저렴해 보이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싶지만, 한편으로는 이걸 진짜 계속 유지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든다. 나중에 이사 갈 때 이건 어떻게 떼어내야 하나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냥 가벼운 소재로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사실 회사 복도 쪽까지 칸막이를 더 연장할까 고민했는데, 이번에는 딱 회의 공간만 막는 걸로 마무리했다.

여전히 남아있는 작은 불편함

유리 너머로 들리는 소리는 둔탁해졌지만,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는다. 진작 이런 시공을 할 걸 그랬나 싶으면서도, 막상 하고 나니 또 다른 불편함이 생기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시공해주신 분 말로는 이게 최선이라는데, 내가 너무 민감하게 구는 건지 아니면 원래 이 정도가 한계인지 알 길이 없다. 아마 한 달쯤 지나면 이 유리 벽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겠지만, 지금은 자꾸 눈에 띄어서 신경이 쓰인다. 다음번에 뭘 고치게 된다면 그땐 좀 더 가벼운 소재로 시도해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분간은 이 유리 벽 뒤에서 조용히 회의하는 것에 만족해야겠지.

댓글 2
  • 유리 벽 때문에 옆자리 동료들이 더 신경 쓰이는 것 같아요. 제가 이전 회사에서도 개방형 사무실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개인 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잘 이해합니다.

  • 유리 벽 때문에 오히려 더 답답한 느낌이네요. 회의실 크기가 줄어든 것처럼 느껴져서, 공간 활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