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매트리스 하나 버리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침대 매트리스 하나 버리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낡은 매트리스를 내놓던 날의 풍경

이사 온 지 3년이 다 되어가니 집안 구석마다 처치 곤란한 물건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제일 눈엣가시는 1층 안방에 덩그러니 놓인 낡은 매트리스였다. 사실 진작에 버렸어야 했다. 스프링이 꺼져서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몇 달을 방치했는데, 오늘 마음먹고 내놓으려니 생각보다 과정이 복잡해서 당황스러웠다. 인천시 폐기물 배출 시스템이 예전보다 편해졌다고는 들었는데, 막상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신청하려고 보니 어떤 규격으로 선택해야 할지부터 헷갈렸다.

스티커 발급과 신청의 소소한 불편함

지자체 사이트에 들어가서 로그인을 하고 주소를 입력하는 일련의 과정이 사실 그렇게 직관적이지는 않았다. 매트리스는 대형 폐기물에 속하는데, 크기별로 가격이 1만 5천 원에서 3만 원 사이로 측정되어 있었다. 프린터가 없는 집이라 스티커를 직접 출력하지 못하고, 편의점에 가서 종이에 직접 적어서 붙여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대리점 시스템을 이용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신청하고 결제한 뒤에 고유 번호만 매직으로 적어서 내놓으면 된다는데, 처음에 번호를 잘못 적을까 봐 몇 번을 다시 확인했다. 작은 글씨로 정보를 적어 내려가는데, 왠지 모르게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고생인가 싶어서 현타가 살짝 왔다.

대형 폐기물을 밖으로 옮기는 과정의 현실

문제는 옮기는 일이었다. 매트리스가 생각보다 무거워서 혼자서 도저히 들 수가 없었다. 결국 근처에 사는 사촌 동생에게 연락해서 밥 한 끼 사주기로 하고 불렀다. 2층에서 1층 현관까지 매트리스를 끌고 내려오는데, 복도 모퉁이에서 한 번 크게 걸려 고생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 건물 밖 지정된 장소에 가져다 놨다. 예전에 쓰던 소파나 화분들은 동네 분들이 하나씩 가져가기도 하던데, 이건 너무 낡아서인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인천시 정책 관련 기사에서 폐기물 처리 비용 문제가 자주 언급되던데, 이 작은 매트리스 하나 치우는 것도 이렇게 품이 드는데 시 단위의 대규모 처리는 얼마나 더 복잡할지 문득 궁금해졌다.

덩그러니 남겨진 자리에 대한 단상

매트리스를 내놓고 나니 방이 휑해졌다. 사실 버리기 전에는 공간이 좁아지는 것 같아 빨리 치우고 싶었는데, 막상 비워진 자리를 보니 기분이 묘했다. 이게 원래 내 것이었는데 왜 이렇게 버리는 데 에너지를 써야 하는지, 다음번엔 아예 처음부터 폐기물 배출이 쉬운 가구 위주로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말은 그렇게 하지만 또 가구 매장에 가면 예쁜 것들만 눈에 들어오겠지. 영종도 해변에서 환경 정화 활동을 하는 기사들을 봤을 때만 해도 그냥 대단하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직접 폐기물을 배출해보니 이게 단순히 내 집을 비우는 문제가 아니라 정말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일이구나 싶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화분들

매트리스는 이제 가져가겠지만, 베란다에 죽어가는 화분 댓 개가 또 문제다. 화분은 또 어떻게 버려야 하나 싶어 검색해보니 흙은 따로 분리하고 화분은 재활용인지 일반 쓰레기인지 구분하는 게 또 복잡하다. 누가 대신 가져가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업체를 부르면 비용이 발생하니 또 주저하게 된다. 아마도 주말에 흙을 다 털어내고 아파트 쓰레기장으로 몇 번을 왔다 갔다 해야 겨우 정리될 것 같다. 어쩌면 이 귀찮음이 오늘 하루를 꼬박 잡아먹은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이제 곧 수거 차량이 올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제대로 내놓은 건지 마음 한구석이 조금 찜찜하다.

댓글 2
  • 매트리스 옮기는 게 정말 힘들었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 어려움 충분히 이해해요.

  • 매트리스 무게 때문에 정말 힘들었겠네요. 특히 복도에서 걸려 넘어질 뻔한 거,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