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실을 옮기거나 집기를 정리하다 보면 가장 처치 곤란인 게 바로 사무실 의자입니다. 대량으로 배출하면 업체에 맡기는 게 속 편해 보이지만, 소량일 때나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을 때는 막막해지죠. 저도 작년에 사무실 의자 15개를 정리하면서 꽤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폐가전 방문 수거처럼 의자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 있겠지 생각했는데,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는 의자의 소재였습니다. 일반 플라스틱 의자와 달리, 우리가 흔히 쓰는 사무용 의자는 철제 프레임, 폼, 가죽이나 패브릭이 섞여 있어서 사실상 분해가 거의 불가능한 복합 재질입니다.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 내놓으려니 개당 3천 원에서 5천 원 사이였는데, 15개를 다 내놓으려니 비용만 거의 7~8만 원이 나오더군요. ‘이 돈이면 그냥 폐기물 업체 부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업체 서너 군데에 견적을 물어봤더니 최소 20만 원을 불렀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었죠.
이때 많은 분이 실수하는 부분이 ‘중고 판매’에 대한 기대입니다. 인지도 있는 브랜드의 좋은 의자라면 수요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무실 의자는 3~5년 지나면 가죽이 헤지거나 유압식 가스봉이 고장 나 사실상 가치가 없습니다. 당근마켓에 ‘무료 나눔’으로 올렸다가 결국 아무도 가져가지 않아 다시 폐기물 스티커를 붙이러 내려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든 시간만 꼬박 3일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선택한 방법은 동네 폐기물 처리 업체가 아닌, 재활용 센터와 인근 고물상을 겸하는 곳에 직접 전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비용은 12만 원 정도로 타협했는데, 이것도 결코 저렴한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만약 본인이 직접 처리가 가능하다면 1층까지 내놓고 지자체에 대형 폐기물 신고를 하는 게 경제적으로는 가장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1층까지 옮기는 인건비나 시간당 가치를 생각하면, 때로는 그냥 폐기 비용을 지불하고 한 번에 치우는 게 오히려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비용 측면에서는 이득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안하고 싶은 것은 무조건 업체에 맡기기보다 ‘직접 배출’과 ‘수거 업체’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폐기할 의자의 개수가 5개 미만이라면 무조건 지자체 스티커가 낫고, 그 이상이라면 고물상이나 재활용 업체에 전화해 ‘상태가 이렇다’고 사진을 먼저 보내 견적을 받아보세요. 때로는 상태가 좋은 의자를 가져가는 대신 처리 비용을 깎아주는 곳도 있습니다. 다만, 업체들이 바쁘면 연락조차 안 받는 경우가 허다해서 마음을 비우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다시 이런 상황을 겪는다면 처음부터 비용을 지불하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길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이 정보는 사무실 이전이나 인원 감축으로 갑작스럽게 폐기물이 발생해 당황하는 실무자들에게 유용합니다. 하지만 아주 오래된 폐가구나 상태가 너무 나쁜 집기는 재활용 업체에서도 수거를 거부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의외로 지자체 폐기물 규정은 지점마다 달라서, 관할 구청 홈페이지에서 ‘대형 폐기물 품목별 가격’을 먼저 조회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첫걸음입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 손해일 때가 있듯, 적절한 시점에 비용을 써서 빨리 정리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사진을 먼저 보내달라고 한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의자 상태별로 견적을 비교하는 게 훨씬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아요.